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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마인드웨딩촬영


흰 드레스 자락이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. 노을이 지는 시간, 스튜디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이 어색한 듯 서 있는 두 분의 얼굴을 비췄다. 아버지의 손은 어머니의 손을 살며시 잡고 있었다. 젊었을 적, 두 사람 사이에 흐르던 그때 그 미소가 여전히 남아있다. 주름진 손등만이 세월의 흔적을 새기고 있을 뿐이었다.




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위해 찾아오신 부모님. 그날의 기억을 불러오려는 듯 서로의 얼굴을 천천히 들여다보셨다. 처음 만났을 때도 이런 눈빛이었을까. 사랑이란 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. 카메라 너머로 보이는 모습이 얼마나 따뜻하던지.



촬영은 시작됐다. 우린 그저 두 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내기만 하면 됐다. 아버지의 미소는 여전히 소년 같았고, 어머니의 눈빛은 언제나처럼 부드러웠다. "예쁘네." 아버지가 중얼거리자, 어머니는 수줍게 고개를 돌리셨다.

그 순간이 셔터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. 빛과 조명은 그저 보조일 뿐, 핵심은 두 분의 감정이었다.







촬영 중간, 잠시 휴식을 취하며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.

결혼식 날의 기억을 물을 때마다 두 분은 서로의 이야기에 웃음꽃을 피우셨다.

"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지." 아버지가 말씀하셨다. "하지만 우리에겐 충분했어."


어머니의 대답이 이어졌다. 아이들을 키우며 겪은 고생스러운 순간들도 나중엔 다 추억이 될 거라는 말씀이, 묘하게 가슴 깊이 와닿았다.


다시 카메라를 들었다. 이번에는 가족사진 차례였다. 아이들, 손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두 분의 곁에 둘러섰다. 세월을 겪으며 변화한 것이 많았지만, 그 중심은 언제나 두 분이었다. 평생 한 번 찍을지도 모를 가족사진이기에, 이 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. 사진 한 장에 담긴 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, 가족이라는 단단한 나무의 뿌리 같은 것이다.




촬영이 끝나고, 두 분은 손을 놓지 않고 스튜디오를 떠나셨다. 저 멀리,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두 분의 뒷모습이 작아졌다. 돌아가는 길,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 사진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, 그 순간을 기억하게 해준다. 두 분이 그러셨던 것처럼








 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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